군무원으로 일한다는 것
주소야
(8.♡.8.8)
2
161
0
0
2023.04.23
저는 작년 12월부에 임용되어 재직 중인 육군군무원입니다. 작년 1월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어찌보면 제가 있는 직렬에 90점 이상을 받아 자랑스럽게 입직했다고 생각한 저였지만 이제는 면직을 생각하게 되었네요.
당직사관을 서며 경례를 받고, 하며 아침, 저녁점호를 하고 급양감독을 하며 24시간을 보내는 주말 당직.. 이 일을 달에 2-3번 정도 하네요. 이렇게 개고생 하며 받는 돈은 평일 만원, 주말 2만원입니다. 평일은 밥값 빼면 -가 되는데 말이죠.
참 아쉬운 미래가 될 테지만 군무원의 미래 발전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시험을 통해서 점수대로 선호 지역을 가다 보니 점수가 높은 선호지역은 비선호지역을 무시하고 서로 교환하기 싫어하며 비선호지역에서 근무 중인 군무원들은 전방에서 후방으로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여러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군무원끼리 단합은 안 될뿐더러 발전에 방해만 되고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4, 5급 이상의 군무원들은 전부 퇴역 군인들이 자리하여 군무원들에게 부정적인 법안 또는 규정을 집어넣으려 하며 (총기 지급 등) 군인들은 자기 자리를 빼았았다며 군무원을 하대하고 시기질투합니다.
이 외에도 앞서 말씀드린 당직근무, 결국에는 전방으로 가야만하는 순환근무, 훈련에 참여, 총기와 군복 지급 등 이제는 군무원을 선택할 메리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누칼협이란 말이 유행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만 두려고 합니다.
공무원이 되었다며 자랑스러워 하던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어찌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아봐야겠죠?
군무원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당직 중에 끄적여 봤습니다. 감사합니다.